오랜만에 부모님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.
메뉴는 바로 회~!
겨울이 가까워지며 해가 빨리 진다는 얘기를 하다가 아빠는 요즘 시계를 안 본다고 말을 꺼냈다. 요즘 시골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아빠는 해가 뜨는 시간에 일찍 일어나 바깥에서 일하고 해가 질 기미가 보이면 모두 내팽개치고 저녁준비를 하고 저녁을 먹는다고 한다.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다가 보면 어느샌가 입이 심심해지고 참자 참자 하다가 사과같은 과일을 하나 깎아서 먹고 좀 늦게 자야지 생각하다가 어느새 꾸벅꾸벅 졸아버린다고 한다. 그렇게 졸고 일어나면 어느새 저녁 아홉시고 다시 티비를 보다가 자고 새벽에 일어난다고 한다. 아빠가 시골에서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귀로만 듣는 나에게는 평화로울 것 같기도 하고 자유로울 것 같기도 하고 간혹 쓸쓸하고 외로울 것 같기도 하다. 퇴직 전 아빠는 항상 흰머리가 보이지 않게 염색하고 면도도 매일 했었다. 시골에서 취미생활로 정원을 가꾸고 집을 꾸미는 재미로 사는 아빠는 이제 염색도 잘 하지 않고 가끔 수염을 기르기도 한다. 나는 이런 변화가 자연스럽고 나름대로 멋스럽다고도 생각했는데 오늘 사진을 찍어준 본인 모습을 보고는 왜 이렇게 본인이 추접스럽냐며 웃었다. 나는 아빠가 자유롭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. 엄마도~~ 딸 생일이라고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~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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